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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스위치를 껐다 켜듯이 바뀌지 않고 다만 그라데이션으로 이동한다. 연결되는 여러 개의 시퀀스처럼.' 봄시즌 마지막으로 필사한 글은 김선오 시인의 '여름의 시퀀스'였다. 그의 산문집 <미지를 위한 루바토>에 실려있다.
어느덧 2023년의 중반부에 와있다. 봄과 여름 사이, 그 어디쯤. 요즘은 계절의 너그러움에 감사한다. 계절은 '분기'와는 달리 각자의 자의적인 개입을 허락한다. '오늘부터 여름이야!' 같은 지침없이, 누구에게나 스스로 계절의 정의를 내릴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면 나는 올해의 어느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삼을까. 김 시인의 말처럼 계절은 그라데이션처럼 이동하는지, 유유히 흐르는 시간 속 그 어디에 계절의 구분점을 찍을 지 망설여진다. 그러나 이런 망설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계절은 재촉하지 않는다.
지난달엔 HFK에서 <써보는경험> 세션과 필사클럼 봄시즌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세션과 클럽 모두 꼭 1년을 채웠다. 매 시즌 다른 멤버들과 나눈 경험들은 사계절의 모습만큼 다채롭다.
뜨거워지는 햇빛 아래, 거리는 푸른 빛을 발하고 어떤 열매들은 영글어간다. 전에 없이 평온한 마음에 감사한다.
📚 2023년 상반기 필사 리스트
[ 산문 ]
어쨌든 우주도 나를 돕겠지(김연수), 이야기가 되어도 괜찮은 이야기(정지우), 펜과 종이 그리고 공기 한모금(메리 올리버), 여름의 시퀀스(김선오)
[ 시 ]
요가 수행자의 시 / 쇠올빼미가 새끼 올빼미에게 / 나무 (류시화), 평범한 사물의 인내심 (팻 슈나이더/류시화 역), 천장이 낮아진다/슬퍼하지 말아라/생활(이수명)
[ 칼럼 ]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은 없다(김영민)
[ 아티클/인터뷰 ]
전진의 법칙 / "저성과자, 성과 줄어든 시점 살펴 원인 찾아야" (테리사 아마빌레/DBR No.360), "We've been seduced by the curse of efficency"(Charles Handy/Management Today)
[ 작가의 말/추천사/해설 ]
<오늘의 착각> 작가의 말(허수경), <나의 사랑 백남준> 서문/에필로그(구보타 시게코), <나의사랑 백남준> 추천사(이어령), 마침내 떠오른 이름, 연민: <너무 시끄러운 고독> 옮긴이의 말(이창실)
[ 노랫말 ]
Hello, Anxiety(Phum Vipharit), If Love Is Overrated(Gregory Porter), You Just Don't Know People(Rumer), Butterfly(Corinne Bailey Rae), Shallow(Lady Gaga&Bradly Cooper), Why iii Love The Moon(Phony PPL), Nessun Dorma(Giacomo Puccini), Il Mondo(Jimmy Font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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