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파

@hyunpa_effect

1993.12.21 🇰🇷 유튜브 '왓더뮤직'/ 팟캐스트 'Amplified Podcast' 기고, 비즈니스 관련 문의는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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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호 <에스콰이어>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얼마전 막을 내린 <싱어게인 3>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군대에서 즐겨 읽던 잡지에 저희 채널의 이름을 실을 수 있어 더 뜻깊네요. 부족한 글을 예쁘게 정리해주신 김현유 에디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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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새로움을 모색하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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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ays ago
봄봄봄 보보봄🌸 밤밤밤 밤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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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days ago
보는 내내 감탄했던 Parcels의 내한 공연. 이들을 단순히 레트로 펑크/디스코 밴드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분명한 착각이겠구나 싶었다. 밴드는 90분 동안 기본에 충실했다. 다양한 사운드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 점이 훌륭했다. 우리가 굳이 밴드 공연을 보아야 하는 근거라 할만했다. 다프트 펑크가 프로듀싱한 'Overnight'을 필두로, 나일 로저스 풍의 리듬 기타가 쉬지 않고 출렁거렸다. 정교한 드럼과 신시사이저 위에는 멤버 전원이 빚어내는 보컬 하모니가 층을 쌓으며 얹혀졌다. 멤버 다수가 보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파슬스의 자랑이다. 밴드 멤버들이 빚어내는 화음은 록의 전설 비치 보이스나 비지스 등을 떠올리게 했다.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쥘 크로믈랭의 외모는 비틀스를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파슬스는 노골적으로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지만, 자신들만의 현재 또한 만들어냈다. 인디 포크, 얼터너티브 록, 퓨전 재즈,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들의 영역으로 끌어다 놓은 밴드의 솜씨가 대단했다. 뻔뻔할만큼 자연스러운 전환이 청중의 혼을 빼놓았다. Parcels의 능숙함은 어떤 관객도 소외되도록 두지 않았다. 가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춤을 추고 박수를 칠 수 있게 했다. 'Bemyself' 같은 곡에서 관객과 아티스트가 일체화될 때는, 찰나의 평화를 만끽했다. 때로는 휴양지의 해변이, 때로는 베를린의 레이브 클럽이 되는 듯 했던 공연. +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에는 우연히 옆에서 공연을 보고 있던 유튜버 소련여자 크리스씨와 인사를 나눴다. 상상도 못한 만남... 역시 반가웠습니다. 이현파 : 밴드가 "나다" 라고 외치는 공연 같았어요.. 크리스 :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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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작업하다가 머리 식히러 본 <아메리칸 심포니>.. 한 가지 분야에 어느 정도의 재능을 가진 것도 대단한 일인데, 여러 가지 장르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존 바티스트 역시 그런 존재다. 명문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했지만, 거리의 악사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엘리트 재즈 뮤지션으로 분류할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그를 팝 뮤지션이라 부른다. 클래식, 힙합, 일렉트로니카, 소울 등 모든 장르가 그에게는 요리 재료다. 마돈나와 레니 크래비츠, 라나 델 레이부터 뉴진스까지, 수많은 뮤지션들이 그를 거쳐간 이유다. “2022년에 교향 악단이 만들어진다면, 그 악단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클래식, 아방가르드, 포크, 재즈. 모두가 어우러질 공간이 있어요. 그게 바로 미국이에요.“ 그는 야망이 있고, 경계는 없는 마에스트로다. 카네기 홀에서 야심작 ‘아메리칸 심포니’의 총괄 감독을 맡아 공연하게 되었다. 그는 이 공연에 미국성을 녹여내고자 했다. 그는 모든 인종과 음악이 이 공연, 이 곡에서 만나기를 원했다. 동시에 자신이 흑인 사회, 흑인 문화를 제대로 ‘보여지게’ 만들 수 있는 뮤지션이기를 원했다. 어느날 그래미 어워드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는 경사가 전해졌다. (존 바티스트는 이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비롯해 총 다섯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같은 날 아내 술라이커 자우아드의 백혈병이 10년만에 재발되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잔인하게도, 삶은 그때그때 상반된 얼굴로 다가온다. 신은 무언가를 주기도, 빼앗기도 하는 존재다. <아메리칸 심포니>는 그럼에도 살아가는 남자의 슬픈 이야기다. 아티스트로서, 남편으로서. “낙담하는 이유는 다시 서기 위해서야” - ‘Freedom' 중 살면서 마음이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 있다. 그때 그가 영화 음악 감독을 맡은 <소울>의 OST를 듣고 큰 위로를 받았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그의 노래 ‘It's All Right'을 듣는데, 팬데믹 시대의 회색빛 세상조차도 꽤 살아볼만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존 바티스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사람은 한없이 긍정적인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아메리칸 심포니>를 보고 그 생각은 틀렸음을 깨달았다. 삶은 쉬어갈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죽을 힘으로 살아야 한다. 가혹한 현실에 정면으로 부딪혀야 한다. 일상화된 우울과 불안이 찾아와도, 살아내야 한다. 항암 치료를 받는 아내의 손을 잡고 고개를 떨구다가도, 시상식 무대에서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자기 자신이 되라‘며 춤을 춰야 한다. 고통과 번민이 있기에, 긍정의 메시지가 더욱 대비되어 빛나는 것이다. 알량한 자기계발서 따위가 외치는 긍정의 메시지와는 다른, 생존의 이야기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니, 오는 8월 일본에서 보게 될 그의 공연도 더 많이 기대된다. 존 바티스트와 술라이커 저우아드 부부가 건강하기를, 아낌없이 사랑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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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블랙 컨트리 뉴 로드(Black Country, New Road)의 내한 공연에 다녀왔다. 최근 영국 포스트펑크 씬에서도 유독 독창적인 색깔을 갖고 있는 밴드다. 2022년, <Ants, From Up There>라는 앨범으로 전세계 평단과 음악 팬들의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위기는 그와 동시에 찾아왔다. 밴드 특유의 취약성을 완성한 보컬 아이작 우드가 정신적 중압감을 이유로 앨범 발매 직전에 탈퇴했기 때문이다. 밴드의 구심점이 사라졌다. 킹 크룰과 자비스 코커를 섞어놓은 것 같은, 그런 보컬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다. 어떻게 친구의 공백을 메꾸지? 남은 멤버들은 ‘함께’ 그 대안을 찾고자 애썼다. 베이시스트 타일러 하이드를 비롯해 여러 멤버가 번갈아 보컬을 맡았다. 라이브를 위한 신곡도 만들었다. 이번 공연에서도 팀업 정신이 빛났다. 'The Boy'나 'Turbines/Pig'의 감동은 확실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는 아쉬움이 꽤 많이 남는다. 우선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아서 연주하는 멤버들의 얼굴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무신사개러지에서 본 공연 중 가장 시야가 답답했다. 다양한 소리의 합일이 장점인 밴드인데 색소폰 등 일부 악기는 잘 들리지 않았다. 몰입을 해친 몇가지가 아쉽다. 셋리스트에서는 'Up Song'처럼 근사한 (Reprise 버전 제외) 앤섬이 빠졌다. 대여섯개의 미발매 신곡들은 사실 내 귀에 잘 와닿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몇몇 순간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이해한다. 나는 이들에게 계속 '아케이드 파이어스러움'을 기대했는데, 밴드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다른 것이었다. (그래서 이들을 아케이드 파이어의 대안으로 여긴 나 자신의 생각이 짧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블랙 컨트리 뉴 로드의 고민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밤. #blackcountrynewroad #파주부의공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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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 : 부산 가면 부산 헬스장도 가봐야지 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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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돌아온 봄, 돌아온 경록절, Rock'n 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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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시간이 이렇게 빠르다. 내가 살다 살다 윤하의 데뷔 20주년 콘서트에 가게 될 줄이야. 윤하의 20주년 콘서트 ‘스물’은 내가 지난 15년 동안 가본 윤하의 콘서트 중에서도 최고였다. 단순히 이번 공연이 올림픽 체조 경기장(케이스포돔)에서 열려서, 그녀의 커리어 최대의 규모여서만은 아니다. 내가 17년 동안 지켜본 윤하는 야망이 큰 아티스트다. 특히 6집 <End Theory> (2021)에 담긴, 우주를 향한 야망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규모의 무대가 필요했다. 입체적인 사운드를 전달하는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 가로로 넓게 뻗어있는 LED 영상이 생생한 경험을 완성했다. 윤하가 존경하는 스타디움 록밴드들의 영향도 꽤 느껴졌다. 20주년 공연에서 윤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했다. 역시 윤하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은 록이다. 큰 공연장에 걸맞는 사운드와 더불어, 쉼없는 절창이 이어졌다. (새삼 신기하다. 노래를 어떻게 저렇게 잘 하지...?) 라이브로 들을 수 없을 줄 알았던, 혹은 기억 저편으로 물러나 있었던 노래들이 반가웠다. 그 노래들을 커리어 최대의 무대에서 들을 수 있어 더 의미가 컸다. 그녀가 피아노 앞에 앉아 부르던 몇 곡은 나를 2007년의 어느 날로 데려다 놓았다. 15년전 윤하의 첫 콘서트에 갔던 고딩 시절 역시 떠올랐다.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는 고인물. ‘스무살 어느 날’이라는 노래처럼 윤하는 20년전의 자신과 상호작용했다. 시부야의 자그마한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던 10대 소녀가 이제는 이틀 동안 체조경기장을 매진시킨다. 거짓말같은 역주행으로 새로운 전성기도 맞았다. 1집 수록곡보다 6집 <End Theory> 수록곡을 더 잘 아는 세대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현재진행형 뮤지션의 증거다. 그 과정에 지난한 부침과 역경이 있었음을 안다. 희망적인 노래를 많이 불러온 가수지만, 윤하는 힐링 에세이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그냥 사는거다. 어떤 무대가 될지는 몰라도 내 자리에서 노래하면서’라며 쿨하게 말한다. ‘기다리다’의 지고지순한 마음이 ‘사건의 지평선’의 성숙한 이별로 자라났다. 세월은 피아노 락 소녀를 꽤 굳건한 어른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요즘, 오히려 이런 태도가 더 큰 힘으로 다가온다. 그냥 존나 사는거지 뭐.. 아무튼 윤하의 ‘스물’은 잊고 있던 감정을 일깨워내는 공연, ‘녹이 슨 심장에 쉼없이 피는 꿈’같은, 그런 공연이었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노래해준 윤하에게 감사를 전한다. 우리 세대에 이런 가수가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누님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나와주신다면 꼭 깃발을 만들어서 흔들겠습니다. 운동 많이 할게요..) #윤하 #혜성은 _지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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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생긴건 이래도 그럭저럭 맛난 펜네 판나 보드카 에 살모네. 집에 보드카가 없어서 처음처럼을 넣어 보았지요. 페어링은 애정하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이현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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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기대보다 더 근사했던 Romy의 내한 공연 'Club Mid Air'. The XX의 미니멀리즘을 완성한 특유의 목소리, 퀴어 클럽에서 자신이 느꼈던 해방감, 90년대 일렉트로니카 음악에 대한 사랑 고백.. 그 모든 것을 만날 수 있었던 60분. 한국에서 활동하는 퀴어 뮤지션들의 디제잉으로 문을 연 점도 좋았다. 분명히 밴드의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멋이 있었다. 군대에서 CDP로 소중하게 들었던 The XX의 데뷔 앨범에 직접 싸인을 받을 수 있어 의미가 더욱 깊었다ㅠ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되고, 세계적인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는 뮤지션의 소탈한 태도가 놀랍기도. 오랜만에 보아서 반가웠어요. 내일은 Romy 앨범 들으며 운동할게요! #romy #clubmid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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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
자우림은 자신들에게 올해의 슬픔을 던져놓고 가라고 했다. 자우림 덕분에 '슬픔이여 이제 안녕'을 들으며 2023년과 작별했고, '매직 카펫 라이드'에 춤추며 2024년의 문을 열었다. 유쾌한 연출, 단단한 라이브, 세 멤버의 호흡이 좋았다. 멤버 전원이 50대에 접어든 중년 밴드의 공연에 20대 관객의 비중이 높았다는 사실은 밴드의 역사가 한창 현재 시제임을 입증했다. 역시 특히 멤버 전원이 코앞에서 나의 최애곡 'Stay With Me'를 연주한 순간은 압권이었다. 그들과 눈을 맞추며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그 순간의 여운은 짤막한 후기를 쓰는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자우림은 다양한 정서를 다루는 데 능통한 밴드다. '있지'와 '샤이닝' 같은 곡에선 내면의 황무지를 노래한다. 우울과 취약성을 직시하던 이들은, 때로는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며 한없는 긍정과 희망을 노래하기도 한다. 이 양면성이 자우림이 수많은 음악팬들에게 친구처럼 느껴지는 이유 아닐까나. 삶은 다양한 얼굴로 걸어온다. 아마도 나는 때로는 행복할 것이고, 또 가끔씩 우울할 것이다. 자우림이 지난 27년간 다뤄온 이 상반된 정서는 새해에도 모두 겪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팬이야'의 가사처럼 'I'm my fan'을 외치며 갓생을 살거야. Happy New Year I'm my 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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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